 개고기, 정말 보신탕(補身湯)인가 ? 개고기, 정말 보신탕(補身湯)인가 ?
초복과 중복을 지나 바야흐로 말복이 다가오고 있다.
복날, 하면 삼계탕이 떠오르신다고? 모르는 척 하시긴… 여름철이면 동네 야산의 으슥한 곳에서 아저씨들의 비밀스러운 집회가 열린다. 쐬주 한 병 허리에 차고 벌어지는 그 집회의 제물은 아시다시피 멍멍이, 혹은 워리워리, 해피 등등이다.
더운 여름날의 햇볕 아래서 얼마나 많은 견공들이 비명횡사를 했을까 생각하면, 동물 애호가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나오고 보신탕 애호가들의 입에는 한가득 침이 고이겠지.
보신탕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정력에 좋을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적은 단백질 덩어리로서 몸이 허해지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딱이다" 정도랄까.
그래서 그런지 어떤지 국가적인 행사만 앞에 두면 외국에서 심각한 태클이 들어오는데도 보신탕은 우리 민족의 고유음식이니 하는 타이틀까지 붙어 음식문화의 수준까지 격상되고… 그런데 정말일까? 정말 개고기는 대한민국 4,700백만의 부족한 기운을 보충해주는 확실한 보양식일까?
서양의학의 입장
"개고기의 단백질이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뛰어나냐?"
"전혀 아니지. 영양학적으로 모든 고기는 똑같은 단백질이고 모든 단백질은 소장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흡수되는 거지. 개고기 단백질은 뭐 특별한 줄 아냐?"
즉 개고기의 단백질이 다른 고기보다 뛰어나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서양의학의 입장이다. 단, 개고기의 콜레스테롤은 다른 고기보다 낮다.
※100g당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
개고기 20g/ 44mg
돼지고기(삼겹살) 28g/ 55mg
쇠고기(한우 갈비) 18g/ 70mg
이러한 결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개고기 지방은 마음놓고 먹어도 괜찮다고 하지만, 많이 먹으면 총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해롭긴 마찬가지다.
충청대 안용근 식품영양학 교수가 "개고기에는 우리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많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지만 학계에서 공인받은 것은 아니다.
강남성모병원 최창진 가정의학과 교수는 "개고기나 닭고기 등 고칼로리 식품을 자주 많이 먹으면 비만이나 암, 성인병의 위험이 높아진다"며 "세시풍속에 따른 별미(別味)로 이따금 즐기라"고 말한다.
한의학의 입장
"왜 여름엔 개고기냐?"
"훗… 뭘 모르는군. 여름에는 몸에서 열도 나고 땀도 많이 나니 당연히 몸이 지치지. 한마디로 기가 허해지는 거여. 더위에 맞서 열과 땀을 많이 내게 되니 양기가 소모되어 몸 속은 차가워지게 되는데, 이 때 양기가 강한 개를 먹으면… 딱이란 말이지."
이처럼 개고기 건강론은 한의학에 근거를 두고 있다. 개는 양기가 강한 동물이기 때문에 더운 날씨로 인해 소모된 인체의 양기를 보충하는데 제격이다. 삼계탕도 같은 원리로서, 양기가 강한 닭고기에 더운 성질을 가진 인삼을 곁들여 몸에 열을 보충하는 것이다.
경희대병원 이장훈 보양클리닉 교수는 "개는 양기가 강한 동물이기 때문에 먹으면 몸이 더워지고 양기가 보충된다. 다만 열이 많거나 고혈압인 사람은 과식하거나 상복하면 오히려 해로우니 좀 모자란 듯 먹는 게 좋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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