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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기 Xbox그 미래를 전망한다  출처 : pcbee.co.kr 지금까지 pcBee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작년 11월에 발매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게이밍 콘솔인 Xbox의 하드웨어를 분석한 후 데드 오어 얼라이브 3와 Halo 등 두 개의 동시 발매 타이틀을 살펴본 바 있다. 천문학적인 홍보 비용을 들여가면서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 뛰어든 MS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PC와 거의 비슷한 사양을 가진 게임기의 성공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게이머들도 꽤 있었다. 그러나 게이머들이 게임 타이틀과 하드웨어를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을 증가시켰고 게임 업계의 전체적인 규모를 확장시켰다는 점에 있어서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론 상황이 크게 변했다고는 할 수 없다. 게임기 시장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2500만 대 가량이 판매된 플레이스테이션 2가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고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 출시된 Xbox와 게임큐브가 그 뒤를 쫓고 있다. 특히 얼마 전에 리메이크 작업을 마치고 발매된 일본의 국민 RPG 게임인 PS/PS2용 '드래곤퀘스트 IV: 인도받는 자들'과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PS2 전용 '메탈기어 솔리드 2: 선즈 오브 리버티' 덕분에 플레이스테이션 2는 더욱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렇지만 강력한 하드웨어와 MS의 자금력으로 무장한 Xbox, 그리고 전용 게임들의 아기자기한 구성과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장점인 닌텐도의 게임큐브 역시 순조롭게 판매되고 있고 아직 이들 후발 주자 전용 대작들이 등장하지 않고 있으므로 속단은 이르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Xbox와 함께 이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의 플레이스테이션 2와 닌텐도의 게임큐브 등 최신 게이밍 콘솔들의 현재를 살펴봄과 동시에 그들의 미래를 전망해보기로 했다. 우선 플레이스테이션 2부터 시작해보기로 하자. Xbox: 동시 발매 게임 들여다보기 (DOA 3, Halo)
PC가 아닌 가정용 게임기라고 하면 어떤 제품인지 감을 잘 못 잡는 사람이라고 해도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말을 들어본 경험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2000년 3월 4일에 등장한 플레이스테이션 2(이하PS2)를 전 세계적으로 8,000만 대 이상이 팔린 플레이스테이션과 합쳐서 계산할 경우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는 총 1억 대가 넘는 게임기를 팔아치운 셈이 된다. PS2만 해도 2,000만 대가 훨씬 넘게 팔렸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소니가 2년이 채 못 되는 시간 내에 이처럼 많은 양의 하드웨어를 판매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파이널 판타지 X, 그란투리스모 3, 진 삼국무쌍 1/2, 귀무자, 메탈 기어 솔리드 2,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등의 엄청난 대작 게임들을 발매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타이틀 중에서 다른 게임기용으로 발매되는 게임들도 종종 등장하긴 하지만 가장 먼저 PS2용으로 등장한 후에 다른 게임기용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시장 점유율 1위인 PS2를 무시할 수 없으니 이는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게임기의 성능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이 특정 게임기용으로 발매되면 그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고 "이번에 메탈기어 솔리드 2 때문에 플레이스테이션 2 샀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어떻게 보면 조금 어처구니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재미를 위해 게임기와 전용 게임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그리고 시장 조사 기관인 NPD 그룹에 따르면 12월 첫째, 둘째 주 동안의 게임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20위권 내부에 진입한 게임 중 PS2용이 8개, PS용이 4개, 게임보이 어드밴스용이 4개, 게임큐브용이 2개였다고 한다.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PS2가 장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발매 초기에는 일본의 유명한 개발자들이 모두 PS2 전용 게임의 개발에 난색을 표명했다. 그것은 PC의 CPU와 VGA 카드라 할 수 있는 PS2의 이모션 엔진(EE)과 그래픽 신서사이저(GS)가 워낙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프로그래밍이 대단히 까다롭기 때문이다. GS에 4MB의 VRAM이 내장되어 있고 EE 역시 3D 연산을 돕는 벡터 유닛(VU0와 VU1)을 가지고 있지만 PC와 거의 유사한 내부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속 편하게 윈도우의 개발 환경을 그대로 쓸 수 있는 Xbox, 그리고 Xbox만큼은 아니지만 개발이 상당히 편리해진 게임큐브와 비교한다면 PS2는 프로그래머에게 있어서 상당히 까다로운 하드웨어일 수밖에 없다. 물론 지금은 PS2가 발매된 지 시간이 꽤 지났으므로 이것이 매우 심각한 수준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게이머들은 개발상의 난색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PS2는 게임에서의 5.1채널 오디오나 HDTV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출력상의 제약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그저 유명하고 재미있는 게임이 많이 발매되는 게임기를 원할 뿐이고 PS2는 지금까지 게이머들의 욕구를 효과적으로 충족시켜온 훌륭한 게이밍 콘솔이라 할 수 있다. 물론 1-2년 내에 제작자들이 개발이 보다 편리한 양질의 Xbox와 게임큐브용 게임을 내놓을 것이므로 소니와 PS2 전용 게임 개발사들도 긴장을 풀 순 없을 것이다. 앞으로 3-4년 후에 발매될 플레이스테이션 3는 PS2의 1,000배에 가까운 처리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 하는데,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가 얼마나 대단한 게임기를 내놓을지 다 같이 기대해 보자.
그렇다면 미국에서 Xbox보다 3일 늦게 발매된(일본에서는 작년 9월 14일에 발매) 닌텐도의 게임큐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수치상의 비교는 힘들지만 게임큐브의 성능은 대략 플레이스테이션 2와 Xbox의 중간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게임큐브를 제작한 닌텐도는 게임기에 있어서 성능보다 훨씬 중요한 재미있는 게임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닌텐도64용으로 발매된 젤다의 전설(시간의 오카리나, 마쥬라의 가면)이나 수퍼 마리오 64, 마리오 카트, 동킹콩, 마리오 파티 1/2, 스타폭스 64 등의 게임들은 적게는 100만 개에서 많게는 1,000만 개가 넘게 판매되어 닌텐도의 저력을 확인시켜 준 바 있다. 게임 타이틀 하나의 가격이 50불이라고 할 때 100만 카피가 팔렸다면 총 수입은 5,000만 불(한화로는 650억 원)이 된다. 이 정도라면 개발비용을 충분히 뽑고도 남는 수준이다. 현재는 게임큐브용으로 발매된 대난투 스매쉬 브라더스 DX(이 신나는 게임에는 닌텐도의 캐릭터들이 총출동해서 말 그대로 난투를 벌인다)가 약 700,000카피가 판매(12월 23일 기준)되는 순조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미야모토 시게루의 아이디어로 똘똘 뭉친 피크민 역시 30만 카피 이상이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프로그래머들의 말에 따르면 게임큐브 전용 게임의 개발 역시 PS2와 비교해서 꽤 쉽다고 한다. 게임큐브의 CPU는 파워PC 750CXe 호환 기종인 게코(Gekko)이고 그래픽 처리를 담당하는 칩은 ATI의 플리퍼(Flipper)이다. 플리퍼는 원래 ArtX에서 개발되었으나 2000년 중반에 ATI가 ArtX를 인수하면서 결국 ATI의 마크를 달게 되었다. 이들은 PS2의 EE나 GS와 마찬가지로 게임기용으로 특화된 칩들인데, 게임큐브의 가장 큰 특징은 준수한 CPU와 그래픽 프로세서를 갖춤과 동시에 1MB의 프레임 버퍼, 1MB의 Z-버퍼, 별도의 사운드 버퍼(16MB), 256KB의 L2 캐쉬 등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버퍼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임시 저장 공간은 이론상의 스펙과 실제 구현 가능한 성능과의 차이를 줄여주는 데에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을 놓고 볼 때 닌텐도의 게임큐브는 Xbox와 비슷한 상황에 쳐해 있다. 이미 소니가 PS2를 통해 유명 개발사들을 흡수해 버린 상태라 코나미, 남코 등 소수의 회사들만이 서드 파티로 참여할 것이라 밝혔기 때문이다. 아무리 닌텐도가 게임을 잘 만든다고 해도 더 이상의 서드 파티를 영입하지 않는다면 월등히 많은 수의 명작 타이틀로 무장한 PS2, 그리고 게임큐브와 거의 동시에 시장에 등장한 Xbox와의 경쟁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긴 힘들 것이다. 닌텐도는 게임큐브를 통해 닌텐도 매니아들에게 커다란 인기를 끌었고 소량의 대작들로 큰 성공을 거둔 이전의 전략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일 듯 한데, 과연 이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겠다.
이제 다시 Xbox의 이야기를 해 보자. 하드웨어 스펙 상으로는 현존하는 게임기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고 전용 게임을 개발할 때 윈도우/DirectX 8.1 환경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춘 Xbox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닌텐도와 같은 문제인 '부족한 서드 파티'이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기용 게임을 만들어 본 전력이 없으므로 마리오, 젤다 등 확실한 타이틀을 자체적으로 제작 가능한 닌텐도와 비교했을 때 더욱 상황이 열악하다고 할 수 있다.
금년에 발매된다는 메탈 기어 솔리드 X
Xbox용 게임을 제작하기로 한 회사들 중에는 세가와 코나미, 남코, 루카스 아츠, EA 등이 있지만 게임 판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대형 서드 파티들의 참여도가 아직까지 미미한 상태인 데다가 스퀘어(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등 확실한 인기 타이틀을 만드는 대형 업체를 영입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코나미(메탈기어 솔리드 X), 남코(릿지 레이서 X 등), 세가 등 중견 업체들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2-4종의 Xbox용 타이틀을 출시하기로 한 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플레이스테이션 2용 게임을 제작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아니므로 Xbox에서만 맛볼 수 있는 엄청난 수준의 그래픽과 사운드,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재미"가 없다면 많은 유저들을 영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PS2와 게임큐브는 누가 뭐래도 확실한 밀리언셀러를 여럿 가지고 있다. 그리고 게임큐브나 PS2용 게임을 만드는 업체가 Xbox용으로 신작을 만들거나 포팅을 하려 할 경우에는 그만큼의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PS2는 전 세계 유저만 해도 2,300만 명이므로 아주 졸작을 만들지만 않는다면 본전은 챙길 수 있다. 그리고 게임큐브의 경우 대부분의 작품이 닌텐도에서 제작되기에(이건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굵직한 타이틀의 경우 성공이 거의 보장되어 있다.
'미국 업체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어 미국에서 판매하면 되지 않나'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일본 게임 제작사들이 일본에서 제조된 게임기 전용 게임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전 세계 콘솔 게이머들의 게임을 보는 기준이 일본 게임의 그것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닌텐도의 패미컴이 득세한 이후 3DO 등의 미국 업체들도 게임기 시장에 뛰어들어 큰 성공을 노렸지만 결과는 처참한 패배였다. 물론 PS2 등 게임기의 일본산 하드웨어용으로 EA 등의 업체들이 게임기용 게임을 제작하고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일본 게임 제작 회사들이 콘솔 게임 업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긴 힘들다.
Xbox의 장점은 뛰어난 성능과 확실한 네트워크 지원 Xbox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Xbox가 가진 이런 약점들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다. 그리고 EA와 마이크로소프트 게임즈, 어클레임, 번지, THQ, 액티비전, 캡콤, 남코, 코나미, 루카스아츠 등 Xbox 전용 게임을 제작하고 있는 업체들도 Xbox가 가진 뛰어난 성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Xbox에 네트워크 컨트롤러 및 RJ-45 포트가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를 이용하면 가정용 네트워크가 확실히 구축된 한국 등의 지역에서 온라인 게임(특히 RPG와 액션, 전략 등의 장르)을 통해 효과적인 홍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게임 제작사들은 에버퀘스트,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 애셔런스 콜 등 다양한 특징과 엄청난 중독성을 지닌 온라인 RPG 게임을 다수 내놓은 바 있는데, Xbox 전용으로 이런 대형 RPG 게임이 출시될 경우 게임기 사상 최초로 뛰어난 그래픽과 확실한 네트워크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의 수가 700만 명이 넘는다는 우리나라에 올해 3월경 Xbox가 출시된다고 하는데, 얼마 후 Xbox 게임방과 매시브 온라인 RPG 게임(MMORPG)이 등장하게 되면 Xbox의 성공 가능성을 조금은 분명히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글을 맺으며... 지금까지 총 3회에 걸쳐 하드웨어는 강력하지만 게임 타이틀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Xbox에 대해 분석해 보았다. 일단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텔, 그리고 엔비디아와 협력해서 세계 최강의 가정용 게임기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이제 빌 게이츠는 수백만 카피를 판매할 수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고 재미가 있는 Xbox용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업체를 영입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소니와 닌텐도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이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게이머들의 취향과 판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다수의 게이머들은 하드웨어의 성능 등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 일반 유저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큰 성공을 거둔 플레이스테이션이 그랬고 PS2도 마찬가지였듯이 양질의 Xbox용 게임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부분의 전용 게임이 미국과 유럽에서 제작되므로 서구 유저들이 보다 쉽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어쨌든 Xbox와 게임큐브는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가정용 게임기 시장의 규모를 한층 크게 만드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이제 몇 달만 더 기다리면 Xbox와 PS2가 정식 출시되므로 국내 게이머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최신 게임들을 즐길 수 있게 되는데, 게임큐브용 마리오 등이 등장하는 금년 여름 이후가 되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게임기를 보다 쉽게 고를 수 있을 것이다. 그 때쯤 되면 Xbox는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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