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억 아시아인의 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 
38억 아시아인의 시선을 집중시키던 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44개 참가국이 16일 동안 걸친 숨막히는 명승부를 펼치며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엮어냈다. 한국은 일본의 견제를 가볍게 뿌리치고 종합 2위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스포츠투데이가 ‘아시안게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봉-봉남매’ 마라톤 동반 우승
‘남측의 아들’ 이봉주(32·삼성전자)와 ‘북측의 딸’ 함봉실이 남녀마라톤에서 나란히 월계관을 쓰며 ‘남남북녀’의 금빛 춤사위를 벌였다. 이봉주는 2시간14분4초의 기록으로 지난 98방콕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함봉실은 2시간33분35초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함봉실은 82뉴델리대회 이후 20년 만에 북한육상에 금메달을 안겼다.
▲북한참가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북측선수단이 참가해 남북 교류협력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특히 남북한선수단이 개막식 때 한반도기 아래 단일복장으로 공동입장한 장면은 이번 대회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남자농구 20년 만에 우승
만리장성이 마침내 무너졌다. 아시아최강이라는 중국 장신군단의 위력도,미프로농구(NBA) 1순위 지명에 빛나는 야오밍의 명성도 한국 남자농구의 강인한 정신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대회 5연패를 노리던 중국을 연장 접전 끝에 102-100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82뉴델리대회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축구 세계 4강에서 아시아 4강 전락
2002한·일월드컵 4강신화의 영광을 부산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이어가려던 한국축구가 동메달에 머물렀다. 이영표 이운재 등 월드컵 4강 주역과 8강전부터 합류한 박지성이 있었기에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내심 금메달을 노렸다. 더욱이 일본은 2004아테네올림픽에 대비해 21세 이하의 선수로 팀을 꾸리는 등 전반적으로 참가팀의 수준이 높지 않았기에 결승진출 좌절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타들의 몰락
북한이 주저 없이 금메달 후보 0순위로 꼽은 여자유도 52㎏급의 계순희가 동메달에 그쳐 팬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여자탁구의 왕난(중국)도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 98방콕대회 4관왕에 빛나는 왕난은 이번 대회에서 예전만 못한 기량으로 단 1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한 채 은2 동2에 머물렀다. 또 세계최강을 자부하던 한국양궁의 철옹성은 이번 대회를 통해 붕괴 직전까지 내몰렸다. 여자 개인전에서 대만에 금메달을 빼앗긴 채 은·동메달만 딴 데 이어 남자 개인전에서는 아예 결승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중동세 육상 약진
모랫바람 돌풍이 거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육상에서 7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사우디는 남자 100m에서 자말 알 사파르가 금메달을 따낸 것을 비롯해 400m허들과 남자 5,000m·10,000m 등을 휩쓸었다. 또 바레인은 남자 800m·1,5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기타지마 대회 MVP
일본수영의 영웅 기타지마 고스케(20)가 ‘최고의 별’로 선정됐다. 남자평영 200m 결선에서 세계신기록(2분9초97)을 세운 기타지마는 최우수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북한응원단 신드롬
북측 여성응원단은 빼어난 미모와 응원문화로 관중을 구름 떼처럼 몰고 다녀 이번 대회 최고스타로 자리 잡았다. 북측응원단은 매 경기 다채로운 패션으로 무용과 율동,구호,노랫가락에다 각종 응원도구,그리고 취주악단의 귀에 익은 연주 등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녀응원단은 이번 대회 흥행효과를 배가시키는 ‘효녀’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힘,금메달 커플
사상 유례없는 ‘사랑의 금메달 커플’들이 줄을 이었다. ‘태릉선수촌 커플’들이 속속 메달밭을 일구며 ‘일’과 ‘사랑’의 두 마리 토끼를 품에 안았다. 유도 동반 금메달리스트 남자 66㎏급 김형주(26·마사회)와 여자 52㎏급 이은희(23·성동구청) 커플,사이클 여자 개인도로 금메달리스트 김용미(26·삼양사)와 남자 메디슨 전대홍(26·서울시청) 커플 등이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중국,아시아가 좁다
중국이 다시 한번 막강한 파워를 과시했다. 중국은 금메달 150개를 쓸어 담으며 ‘탈아시아’를 외쳤다. 특히 여자체조의 장난과 남자체조의 텅하이빈,다이빙의 궈징징,여자역도의 류춘홍(69㎏),사격의 두리(여자공기소총),수영의 치후이(여자평영) 등은 향후 10년간은 간판스타로 활약하며 중국이 세계 스포츠강국으로 올라서는 데 중추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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